산목 박준구 사진전
사사여생(事死如生) 
조상을 기억하는 의례, 제사
2022.02.16~03.30, 고려대학교 박물관

 


문과대학 교우회장을 역임한 철학62 박준구 (주)우신켐텍 회장이 종가의 제사를 직접 촬영한 사진으로 고려대학교 박물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합니다. 2월 16일부터 3월 말까지 개최되는 이번 전시회는 제사를 통해 조상을 정기적으로 기억하고, 그 기억을 끊임없이 반복, 재생시키려는 후손의 몸짓을 담아내었습니다. 

 


이번 사진전의 개막식은 2월 16일(수) 1시 고려대 박물관에서 개최되었으며 정진택 총장, 김정배 전 총장 등 내외 귀빈이 참여하여 사진전 개최를 축하하였습니다. 특히 문과대 출신 교우로서 문과대의 발전과 후학 양성에 밑거름이 될 장학금을 매년 기부하고 있는 박준구 회장의 사진전을 모교에서 개최하게 되어 더욱 뜻깊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박준구 작가는 개막식에서 본인의 사진 작품으로서 완성도가 높다고 할 순 없다고 겸손하게 말했으나, 사진을 배운 지 12년 차로 그 사이 벌써 두 번의 개인전을 치룬 어엿한 전문 사진작가입니다.

현업에서의 은퇴를 앞두고 자기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취미를 찾다가 사진을 배우기 시작했다는 그는 우연히 고택을 소개하는 신문 기사를 접하게 되면서 자신의 작품의 방향성을 찾아나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전국을 돌며 고택을 찾아다니고 종가 사람들의 삶을 촬영하게 된 것입니다. 

 


그는 촬영의 대상이 되는 종가를 다음의 네 가지 기준을 적용해서 골랐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존경 받는 가문일 것,
둘째는 종택과 서원, 정자, 문집이 일부라도 남아 있는 곳,
셋째는 국불천위 신주를 모시고 있고 가급적 공적을 인정받아 나라로부터 시호를 받은 분이 있는 곳,
넷째는 제사를 받드는 종손과 종부가 있고 집성촌이 있을 것.

그렇게 해서 선정된 종가는 다음의 열 두 가문입니다. 

 
경주 이씨 초려 이유태 종가
경주 최씨 백불암 최흥원 종가
광산 김씨 사계 김장생 종가
반남 박씨 박세당 종가
서흥 김씨 한훤당 김굉필 종가
안동 권씨 충재 권벌 종가
영천 이씨 농암 이현보 종가
의성 김씨 학봉 김성일 종가
재령 이씨 갈암 이현일 종가
진성 이씨 노송정 이계양 종가
풍산 유씨 서애 유성룡 종가
해남 윤씨 고산 윤선도 종가

따라서 이번 전시에 오시면 이들 종가에서 엄숙하게 진행되는 전통적 제례의 모습을 박준구 작가의 렌즈를 통해 엿볼 수 있습니다. 

 


"종가의 진지한 행례 모습과 자부심이 담긴 장면 하나하나가 기억에 남지만 점점 일손이 줄어드는 모습은 안타까웠습니다. 고택(古宅)은 저에게 단순히 '오래된 집'이 아니라 인연의 공간, 문화의 공간인 고택(故宅)인 셈입니다." 

오래된 공간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유와 가치관을 카메라 렌즈에 투영시켜 마음 속에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장면으로 담아낸 이번 전시회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